부모 키가 작은 편이면 아이 키도 작을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부모가 크면 자녀도 당연히 클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키는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유전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키의 80%는 유전이고 나머지 20%는 노력으로 키울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키 유전율은 한 사람의 키를 유전과 환경으로 나눠 계산한 수치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린이와 청소년은 무엇을 챙겨야 하고, 성인이 된 뒤에는 키가 더 클 가능성이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어린이 키, 부모가 작아도 더 클 수 있을까?
부모 키는 자녀의 최종 키와 상당한 관련이 있지만 정확한 결과를 미리 정해주는 답안지는 아닙니다.
아이의 성장에는 여러 조건이 함께 영향을 줍니다.
-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
- 충분한 음식과 영양 상태
- 성장호르몬과 갑상선호르몬
-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
- 만성질환 여부
- 충분한 수면과 신체 활동
특히 영양 부족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 성장호르몬 결핍 등은 키가 자라는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도 반드시 작을 것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부모가 크다고 해서 성장 상태를 전혀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키 크는 음식과 영양제보다 먼저 볼 것
성장기에는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을 비롯해 칼슘, 비타민D 등 여러 영양소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우유나 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원래 자랄 키보다 몇 cm 더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식사는 특정 음식 하나보다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 밥과 곡류
- 고기·생선·달걀·콩
- 우유와 유제품
- 채소와 과일
키 성장 영양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정상적으로 자라는 아이의 최종 키를 추가로 몇 cm 늘려주는 영양제가 있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이 성분을 먹으면 키가 큰다”는 광고보다 아이가 제대로 먹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밤 10시부터 2시에 꼭 자야 할까?
흔히 밤 10시부터 새벽 2시를 키가 크는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성장호르몬(GH·성장에 관여하는 호르몬)은 단순히 시계의 특정 시간에 맞춰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수면이 시작된 뒤 깊은 수면과 함께 성장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밤 10시라는 숫자를 무조건 지키는 것보다 충분히 자는 것입니다.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이나 게임을 하면서 수면시간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줄넘기와 농구를 하면 키가 클까?
줄넘기, 농구, 수영을 하면 무조건 키가 더 큰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운동은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의 뼈와 근육 건강에 중요합니다.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6~17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하루 60분 이상의 신체 활동을 권하고 있으며, 달리기와 점프처럼 뼈를 튼튼하게 하는 활동도 포함하도록 권고합니다.
따라서 키를 키우겠다고 줄넘기를 수백 번씩 억지로 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축구, 농구, 달리기, 자전거처럼 아이가 좋아해서 꾸준히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이면 충분합니다.
청소년 키는 현재 키보다 성장 속도 확인
청소년기에는 현재 몇 cm인지뿐만 아니라 1년에 얼마나 자라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래보다 조금 작아도 꾸준히 자라고 있다면 정상적인 성장 과정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 예전보다 키가 자라는 속도가 크게 감소
- 또래와의 키 차이가 계속 커짐
- 성장곡선에서 키 백분위가 계속 하락
- 사춘기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늦음
병원에서는 현재 키와 성장 속도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골연령(Bone Age·뼈의 성숙 정도), 혈액검사 등을 이용해 원인을 확인합니다.
성장호르몬 주사 맞으면 누구나 클까?
성장호르몬 주사는 일반적인 키 성장 영양제가 아닙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등 치료가 필요한 어린이에게 사용되는 의약품이며, 성장판에 작용해 뼈의 길이 성장을 돕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또래보다 작다고 바로 성장호르몬 치료부터 생각하기보다는 왜 작은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현재 키, 최근 몇 년간의 성장량, 부모 키, 사춘기 시기 등을 함께 살펴본 뒤 소아내분비 전문의가 치료 필요성을 판단하게 됩니다.
성인 키도 조금이라도 클 수 있을까?
성인은 어린이와 상황이 다릅니다.
성장판이 닫히면 팔과 다리의 긴 뼈가 자연적으로 길어지는 성장은 끝납니다. 따라서 성인이 된 뒤 줄넘기, 철봉, 스트레칭, 우유, 영양제 등으로 뼈 자체를 몇 cm 길게 만드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자세가 많이 구부정한 사람은 자세를 바로잡으면서 본래 키에 가깝게 서거나 더 커 보이는 변화는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성장이 다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자세가 달라진 것입니다.
키가 걱정된다면 이것부터 확인
어린이와 청소년은 아직 성장할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특별한 비법보다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먼저 챙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제대로 먹고 있는지
- 충분히 자고 있는지
- 평소 몸을 충분히 움직이는지
- 매년 키가 꾸준히 증가하는지
- 성장 속도가 갑자기 떨어지지 않았는지
부모 키는 바꿀 수 없지만 아이가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성장판이 닫힌 성인은 키 크는 음식이나 영양제에 기대기보다 자세와 근력, 뼈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맞습니다.
결국 키는 유전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몇 cm 더 키우는 비법’을 찾는 것보다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있을 때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