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몸에서 느끼는 작은 이상 신호는 애매할 때가 많습니다. 단순한 감기인지, 스트레스 탓인지, 아니면 중요한 감염 신호인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HIV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분들이 “증상이 바로 나타난다”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증상만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시점에 검사를 받고 상담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몸이 보내는 변화를 이해하면 불필요한 불안은 줄이고 필요한 조치를 더 빨리 선택할 수 있습니다.
HIV 진행 단계 정리
HIV 감염은 보통 세 단계로 나눕니다.
- 급성 감염기: 노출 후 보통 2주에서 4주 사이에 시작하며,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짧게 나타납니다.
- 잠복기(무증상기):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활동하며 면역세포를 줄여 나갑니다.
- 면역저하 단계: 면역세포가 크게 줄어 감염과 합병증이 잦아집니다.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지금은 약물치료 덕분에 건강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에이즈 초기 감염기 증상
노출 후 2~4주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 고열과 오한
- 극심한 피로
- 목 통증, 쉰 목소리
- 목·겨드랑이·서혜부 림프절 붓기
- 몸통에 붉고 평평한 발진
- 두통, 근육통, 관절통
- 입안 궤양, 백태, 통증
- 설사, 메스꺼움, 구토 등 소화기 증상
이 증상은 감기, 코로나19, 장염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최근 위험한 노출이 있었다면 증상이 사라져도 검사를 해야 합니다.
예시
주말에 미열과 목 통증이 생겼다고 가정합니다. 해열제를 먹으면 열이 잠깐 떨어졌다가 다시 오릅니다. 월요일쯤 몸통에 작은 붉은 반점이 보입니다. 최근 2~3주 안에 콘돔 없이 관계가 있었다면 단순 감기라고 넘기지 말고 검사를 계획해야 합니다.
에이즈 잠복기 증상
급성기를 지나면 오랫동안 별다른 이상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을 잠복기 또는 무증상기라고 부릅니다. 겉으로는 평소와 같아 보이지만 다음 같은 신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오래 지속되는 림프절 비대
- 원인 모를 피로, 가벼운 야간 발한
- 피부 트러블 잦음, 젊은 나이에 대상포진 재발
- 반복되는 구강 칸디다증
이 증상만으로 HIV를 단정할 수 없지만, 고위험 노출력이 있다면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에이즈 잠복기 이후(면역저하 단계) 증상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 면역세포가 크게 줄어 아래와 같은 변화가 생깁니다.
- 체중 감소, 식욕 저하
- 이유 없는 발열이 수주 이상 지속
- 반복되는 야간 발한
- 오래가는 설사, 탈수
- 피부 발진, 지루 피부염, 헤르페스 재발
- 구강·식도 칸디다증으로 삼킴 곤란
- 마른기침, 호흡 곤란
- 결핵, 폐렴 같은 기회감염 발생
- 반복되는 대상포진
- 집중력 저하, 기억력 문제, 손발 저림
이 단계가 의심되면 혼자 버티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검사마다 확인 가능한 시점
HIV 검사는 종류마다 확인 가능한 시점이 다릅니다. 너무 일찍 검사하면 음성이 나올 수 있습니다.
- NAT(핵산증폭검사): 노출 10~33일 사이에 확인 가능
- 항원·항체 동시 검사(4세대): 노출 18~45일 사이
- 신속 항원·항체 검사: 노출 18~90일 사이
- 항체 단독 검사(자가검사 포함): 노출 23~90일 사이
불안하다면 1차 검사와 추적 검사를 함께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에이즈 검사와 지원
- 가까운 보건소에서 무료 익명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에이즈상담센터(1551-8105)에서 익명 상담이 가능합니다.
- 필요 시 감염내과로 연계되어 치료를 바로 시작합니다.
- 약물치료는 감염 통제와 건강 유지에 핵심입니다.
현재 표준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을 수준이 되면, 성관계로 전파될 위험은 사실상 사라집니다. 꾸준한 복약은 본인 건강뿐 아니라 상대방의 안전에도 직접적으로 중요합니다.
감기·코로나19와 에이즈 구분하는 방법
- 발진: HIV는 몸통에 작은 붉은 반점이 드물게 퍼집니다. 두드러기처럼 튀어나오고 심하게 가렵다면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 림프절: 감기에도 붓지만, HIV는 여러 부위에서 만져질 수 있습니다.
- 경과: 감기는 보통 1주 안에 호전되지만 HIV 급성기는 수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증상뿐 아니라 최근 위험 노출 여부를 꼭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바로 검사해야 할 경우
- 최근 72시간 이내 고위험 노출 후 발열·인후통·발진이 시작됨
- 최근 2~4주 사이 노출 후 독감 증상이 1주 이상 지속됨
- 원인 없는 체중 감소, 야간 발한, 장기간 설사
- 반복되는 구강 백태, 삼킴 통증
- 대상포진이 재발하거나 범위가 넓음
자주 묻는 질문
- 증상만으로 알 수 있습니까? → 알 수 없습니다. 반드시 검사가 필요합니다.
- 음성인데 불안합니다. → 창기간을 고려해 추적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일상 접촉으로도 감염되나요? → 포옹, 악수, 수건, 식기, 모기 등으로는 감염되지 않습니다.
- 치료하면 건강 유지가 가능한가요? →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고, 전파 위험도 사실상 없어집니다.
HIV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몸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참고만 할 뿐, 확실한 답은 검사입니다. 혼자 불안해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하고 검사·치료·예방 방법을 확인하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